"자동차주 주가 바닥"…반등 기대 '솔솔'

입력 2021-10-07 16:01   수정 2021-10-07 16:13

차량용 반도체 부족 문제 등으로 6개월 넘게 우하향하던 자동차주 주가를 놓고 반등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악재가 충분히 주가에 반영되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극대화하자 주가가 바닥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신차 출시 효과와 미래차 신사업 가치 반영 등을 고려하면 저가매수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 많다.

7일 현대차는 3.61% 오른 20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기아(6.83%), 현대모비스(4.20%), 한온시스템(1.70%), 현대위아(9.85%), 만도(3.59%) 등 자동차 부품주들이 일제히 올랐다. 이 영향으로 KRX 자동차지수는 4.37% 상승했다.

자동차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자동차주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로 지난 3월 이후 내내 우하향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반도체 부족에 따른 차량 생산 손실은 2분기 259만대다. 3분기는 380만대로 악화할 전망이다.

외국인이 그동안 자동차주를 판 주요 이유였다. 현대차의 외국인 보유비중은 28.5%로 1년 전(31.5%) 대비 3%포인트 빠졌다. 같은 기간 다른 부품주들도 외국인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였다. 외국인 비중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자동차 관련 펀드들이 내연기관 밸류체인 비중을 급격히 줄인 영향도 있었다. 전기차 등 미래차 기업이 등장하면서 자금 쏠림 현상이 일어났다는 얘기다.

이 같은 우려는 점차 해소할 전망이다. 4분기부터는 동남아발 공급 불안 요소가 해결되기 시작한다. 공급엔 문제가 있지만 수요는 견고하단 점도 긍정적이다. 특히 미국 시장은 2023년까지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DB금융투자는 전망했다. 미국의 폐차율이 지나치게 낮아진 상황에서 교체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다른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승용 부문에서 소극적인 만큼 현대·기아차의 시장점유율이 내년에도 상승할 예정이다. 공급보다는 신차 출시 효과에 주가가 움직일 때란 관측이다.

공급 우려가 이어진다고 해도 현 주가는 악재를 충분히 반영했다는 분석도 있다. 급격히 낮아진 밸류에이션이 근거다. 현대차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6개월 전 11.2배에서 8.0배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기아(8.6배→6.0배). 현대모비스(9.7배→7.8배), 만도(14.0→9.7배) 등 자동차 관련주들의 밸류에이션이 급락했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차는 생산차질이 10월부터 점차 회복될 전망"이라며 "시장점유율 확대 추세를 감안하면 현재 밸류에이션은 저평가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자금이 미래차 관련업체로 쏠리는 현상도 점차 완화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 기아는 EV6 생산이 내년부터 본격 이뤄진다. 글로벌 자동차주가 전기차 판매량에 따라 움직이는 만큼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산업 변화에 따라 미래차쪽으로 글로벌 자금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국내 자동차주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졌다"며 "미래차 가치가 국내 자동차주에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의 전기차 경쟁력을 고려하면 가치 반영은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고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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